하등동물에서 인간까지 신경계가 진화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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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설치동물의 뇌에서 전방으로 돌출한 후각망울은 대뇌피질 측두엽 정도로 매우 크다. 하지만 인간의 후각망울은 축소되어 안와전두엽에 덮여 있다. 편도체와 중격영역은 인간에게서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감정처리영역이 편도체와 중격영역으로 축소되고 대뇌신피질이 확장되어 인간은 어느 정도 본능적감정을 전두엽으로 억제할 수 있다.
척추동물 신경계의 주요 영역인 후각망울, 외투층은 포유류의 대뇌피질에 해당하며, 그 피질아래 신경핵들의 집합인 외투하부는 대뇌기저핵이 된다. 시삭전영역(preoptic area – POA)과 시상하부는 본능적 욕구를 처리하는 영역이다. 시상하부 위로 배쪽시상(VT), 등쪽시상(DT), 그리고 후각 관련 시상상부(ET)가 차례로 배열된다. 중뇌와 교뇌의 배쪽에는 피개영역, 등쪽에는 시개영역이 있다. 연수에서는 삼차신경(V), 안면신경(VII), 전정와우신경(VIII), 설인신경(LX), 그리고 미주신경(x)이 출력된다. 척추동물 중추신경계는 후각망울, 대뇌, 시개, 소뇌, 그리고 척수로 구성된다.
후각을 처리하는 후각로와 후각망울이 맨 앞쪽에 위치하며, 칠성장어, 상어, 어류에서는 대뇌가 상대적으로 작으며 척수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조류와 포유류에 이르러 대뇌가 크게 확장된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그리고 포유류의 전형적인 뇌 구조를 비교하면서 각 종에 속한 동물의 행동을 관찰해 보자. 그러면 뇌와 동물의 움직임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다. 여러 종의 동물 행동을 뇌 구조의 진화와 연계하여 공부하는 방식은 신경계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원시적인 뇌에서 대부분의 기능은 분화되지 않은 소수의 신경세포들이 담당하지만, 진화를 거치면서 점차 특수한 기능을 하는 세포집단이 분화하여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발달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결되었으며, 한정된 공간에 신경세포를 더 많이 수용하는 과정에서 대뇌피질에 굴곡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대뇌피질의 굴곡은 영장류 대뇌피질에서 발달되었으며, 인간 대뇌에서는 신경계의 통합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연합피질이 크게 확대된다.
동물 뇌의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자. 대뇌감각피질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동물들이 점차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감각을 분별하는 것이 새로운 환경 적응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감각과 관련된 구조는 뇌의 등쪽에 주로 발달했다. 뇌에서 가장 앞쪽에는 후각(olfaction)을 담당하는 부분이 발달하여 시상상부(epithalamus)의 고삐핵(habenular nuclei)이 후각의 중추로 기능을 하게 되었고, 그 뒤쪽에는 시각을 담당하는 부분인 시각덮개(optic tectum)가 상구(superior colliculus)로 발달하게 되었으며, 그 뒤쪽에는 청각을 담당하는 부분인 하구(inferior colliculus)가 진화했다. 하구 아래로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인 소뇌(cerebellum)가 제4뇌실 천장판에서 발달하였으며, 소뇌 아래로 촉각을 담당하는 쐐기핵(nucleus cuneatus)과 얇은핵(nucleus gracilis)이 출현했다. 초기 파충류에서는 신피질 발달이 미약하여 시각피질이 대부분의 감각입력을 처리하는 대뇌피질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류와 양서류에서는 시개 영역에서 감각입력을 받는 선조체가 최고위 운동중추가 된다. 이러한 감각피질의 진화는 계통발생 과정에서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물이 처한 환경에 따라 필요한 감각이 분화되었다고 생각된다.
동물의 포식 활동 영역이 다양해짐에 따라 뇌의 등쪽 부분에서 처리하던 감각 기능들은 주변 환경을 좀 더 명확하게 분석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런 기능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감각과 운동신경세포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점차적으로 새로 발달하는 피질(cortex)은 이러한 기능을 하기에 적합하여, 감각의 중추는 뇌간의 등쪽 부분에서 점차 확장되는 대뇌신피질로 옮겨가게 되었고, 뇌의 등쪽 부분에 있던 감각중추는 상구와 하구의 중개핵이 되거나 일부 기능만을 수행하게 되었다. 후각은 후각뇌(rhinencephalon)의 구피질(paleocortex)에서 담당하게 되었고, 시각은 시각영역(visual area), 청각은 청각영역(auditory area), 촉각은 체감각영역(somesthetic area)에서 그 기능을 떠맡게 된다. 이러한 감각 성분을 대뇌피질로 연결해주는 중개핵인 시상(thalamus)도 피질과 함께 점차 발달했다. 평형감각만은 소뇌에도 피질이 발달했으므로 대뇌피질보다 소뇌에서 대부분 처리하게 되었다. 오히려 근육이나 관절에서 오는 정보와 평형감각에 대한 정보가 소뇌피질에 집중되었으므로, 대뇌피질과 소뇌피질을 연결하는 신경 경로가 크게 발달하여 상소각과 중소뇌각이 형성된다.
뇌의 등쪽에서 시작된 감각 기능은 대뇌피질로 옮겨가서 대뇌감각피질로 발달했다. 반면에 운동 기능은 대뇌피질 하부 영역인 대뇌기저핵과 보완운동영역이 연계되어 수의운동과 몸 자세 관련 운동이 발달하고, 소뇌와 두정엽 그리고 전운동영역의 연결회로가 발달하여 외부자극에 대한 정교한 반응 운동이 신속히 출력된다. 동물의 반사적 운동은 척수와 뇌간에 있는 운동신경원이 최종적으로 근육세포를 흥분시켜 생성된다. 운동신경로는 손가락, 발가락 등 신체 부속에서 먼지점을 정교히 제어하는 피질척수로와 몸통에 가까운 팔과 다리 운동을 제어하는 피질척수로 외의 운동신경로인 적핵척수로, 시개척수로, 전정척수로 그리고 그물 척수로가 있다.
뇌의 운동 기능을 진화 관점에서 살펴보자. 뇌의 운동 기능은 근육을 직접 움직이는 척수운동뉴런을 조절하는 하행신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뇌간과 척수의 운동신경원을 조절하는 하행로는 물고기 같은 원시적인 동물의 경우 그물형성체(reticular formation)에서 그물척수로(reticulospinal tract)를 통해 형성된다. 좀 더 발달한 단계에서는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이 중요하며, 근육이나 측선(lateral line)으로부터 오는 감각과 관련된 전정척수로(vestibulospinal tract)가 이러한 평형 기능을 조절한다. 또한 먹이를 찾고 위험을 회피하려면 시각의 발달이 중요한데, 이에따라 시각과 관련된 덮개척수로(tectospinal tract)가 발달하게 된다. 약 3억 7000만년 전 고생대 데본기에 수중 생활을 하던 어류가 육지 생활을 하는 양서류로 진화한 이후 척추동물은 사지가 발달하고, 사지 운동을 조절하는 적색척수로(rubrospinal tract)가 발달한다. 조류에서는 기저핵(basal ganglia)에서 뇌간으로 내려오는 신경로가 발달하였고, 포유류에서는 대뇌피질에서 운동신경세포들을 통제하는 피라미드로(pyramidal tract)가 발달한다. 인간의 적핵척수로는 어깨와 팔의 움직임을 조절한다. 또한 대뇌피질이 발달되어 모든 감각과 통합 기능이 대뇌피질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피질에서 직접 운동신경원을 통제하는 피라미드로가 인간에서 특별히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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